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2 | 3 | 4 | 5 |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31 |
- 디저트 그림
- 타블렛
- 프로 크리에이트
- 팬아트
- 다이소보석십자수
- 공포
- 보석십자수
- 다이어리 꾸미기
- 앵무새그림
- 죠죠의 기묘한 모험
- 피포페인팅
- 다꾸 재료
- 포니
- 수채과슈
- 짐승
- 프로크리에이트
- 다이어리꾸미기
- 공전자석
- 주술회전
- 동물의숲
- 다꾸
- 마카
- 몬스터헌터
- 정물화
- 오일파스텔
- 쿠죠 죠타로
- 고체물감
- 디에고 브란도
- 풍경화
- 인물화
- Today
- Total
목록두루마리구름 (7)
ch.cloud
내가 기억하는 첫번째 꿈은 악몽이고 이건 내가 4살 즈음 꾼 꿈의 내용이다. 벌건 대낮. 꿈속에서 나는 우리 가족이 세들어 사는 집의 마당에 서 있었다. 멍하니 서있다가 의식을 차린 난 늘 하던대로 집안을 돌아다니며 놀 궁리를 했다. 그렇게 돌아다니고 있었는데 이상하게도 난 다시 마당에 서 있게 됐다. 분명 나는 대문으로 나가는 통로쪽에 있었는데 말야........ 그치만 꿈에선 원래 자각이 늦잖아? 그때도 그랬다. 나는 내가 조금 전 까지 뭘 하고 있었는지 기억도 못하고 멍하니 있다가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는데 어느덧 나는 다시 마당에 선 채였다. 이렇게 반복되는 상황을 몇번쯤 겪고 나서야 차츰 정신이 드는 듯 했다. 그리고 동시에 감각이 돌아왔다. 마당을 등지고 통로를 걷는 나를 죽어라 노려보는 시선을..
초등학교 1학년 겨울방학이 끝나고 전학을 가게 됐다.전에 살던 집엔 내 방이 따로 있었는데 이번엔 단칸방으로 가게 되다보니 책상이며 옷장 등의 가구는 전부 다락방에 올려두고 살아야 했다.아직도 그 집이 눈에 선하다.한옥과 양옥이 한국식으로 섞여 있는 주인집은 디귿자 모양의 집 맨 끝부분을 세놓았다.우리가 쓰는 공간은 방 한개와 바로 옆에 붙어있는 작은 부엌.부엌바닥은 시멘트여서 항상 신발을 신고 가야했고 화장실은 마당에 있었지만 그 마저도 자주 막힌다는 이유로 담 너머의 푸세식 화장실을 써야했다.집 뒷편 즈음엔 작은 산이 있었고 산 맨 위에는 절이 있었는데 나중에 엄마한테 물어보니 절이 아니라 누군가의 사당이라고 했다.동네에는 큰 개를 많이 키웠다. 개가 점프만 하면 훌쩍 넘을 수 있을 것 같은 울타리 ..
그 집에서 겪었던 두 가지 일을 쓸 텐데 어느게 먼저 일어난 일인지 모르겠다. -천장-초등학생의 어느날. 무슨 날인진 몰라도 가족이 다함께 고모네로 갔다.밤이었고 몸이 안 좋았다. 감기였을지도 모르겠다.가족들은 거실에 모여 얘길하고 놀았고 힘이 없던 난 엄마 옆에 겨우 기대 앉았다.점점 앉아 있기도 힘들 정도라 고모랑 엄마가 사촌 오빠 방에 들어가 누워 있으라며 이불을 깔아 줬다.이불 위에 누워 천장을 보니 커다란....원형의 마법진 같이 붉은 그림이 보였다. 그건 천장에 그려진게 아니었다. 희안하고 의심스러워 뚫어져라 보고 있었는데 분명히 천장 가깝게 떠 있는 거였다. 그걸 보고 있는건 나 뿐인 것 같았다.안쪽과 바깥쪽의 원들이 각기 다른 방향으로 제자리에서 돌고 있고 나누어진 칸 마다 알 수 없는 문..
아는 분에게 받은 족자는. 방에 걸면 가위도 악몽도 안 꾼다 했다. 크지도 작지도 않은 기대로 방 벽에 걸어 둔 족자. 당연하게도 효과는 없었다. 언젠가 부터는 내 방에 남자가 서 있는게 느껴졌다. 그는 20대 초반 즈음으로... 키 170정도에 다소 마른 체형. 지극히 평범한 헤어스타일에 지극히 평범한 옷을 입고 있는 유령. 얼굴은 보려고 애를 써도 블러처리라도 된 것 마냥 이목구비가 뚜렷이 보이지 않았다. 어떨땐 유령들의 생김새를 자세히 보려고 하면 눈이 그 부분을 좇고 있음에도 머리가 멍해지는 듯 한 기분이 살짝 들기도 한다. 얼굴이 있긴 한데 내가 볼 순 없는 건지. 있긴 한데 보여지고 싶지 않아서 숨기는 건지. 유령이 그 정도만 구현했을 뿐인건지 알 수 없다. 아니 어쩌면 눈으로 보는게 아녀서 ..
중딩 땐가 고딩땐가에 살던 집은 단독 주택이었고 마당에 영문 모를 인공 연못이 있었다. 연못은 시커맸고 물은 썩어 있었다. 이게 찝찝하고 더럽게 인상적이라 그 집을 이 문장으로 기억한다. 연못 있는 집. 처음 이살 갔던 날, 사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화장실 천장과 벽 사이에 끼워놓은 신문지였다. 길고 투명한 봉투에 신문지를 잔뜩 구겨 넣은 것이다. 신문지에 인쇄 된 사진이며 글의 명암은 마치 해골같은 모습의 남성처럼 보였다. 그 집에 살며 내가 참 무서워 했던 장소 중 하나는 내 방에 있는 창문이고 또 하나는 그 화장실이었다. 가윌 한참 눌리던 때라 자는 걸 기피하곤 했다. 찌는 여름이면 새카만 창에서 보이는 경치를 자꾸 살폈다. 창문 근처의 앙상하고 기괴하게 마른 나뭇가지가 흔들릴 때 마다 공포심에..
초딩때, 명절이라 외갓댁을 갔다. 크지도 않은 집에 온갖 어른들이 다 모여 자기들끼리 떠들며 담배 피우는게 갑갑해 밖으로 나왔다. 외갓댁 앞에는 2차선 도로가 있고 맞은 편엔 언덕이 있다. 나는 도로 옆까지 걸어가서 건넛편의 언덕을 멍하니 보고 있었다. 왜 그랬는진 몰라도 문득 오른편 뒤를 돌아보게 됐다. 여기서부터 50? 100미터 정도되는 거리. 논둑치고는 폭이 넓은 길 위를 내 또래의 여자애가 걷는다. 그 애는 이 도로의 옆까지 가 서 있었다. 나 처럼..... 그 애는 머리카락이 아주아주 길었다. 묶지도 땋지도 않은 머리카락은 복사뼈까지 닿을 만큼 길었다. 우리 학년에도 머리를 엉덩이 넘게 기른 애가 있어서 별로 놀라진 않았다. 하얀... 그러나 때가 잔뜩 탄 민소매의 무늬도 장식도 없는 원피스를..
일본 괴담의 특징이 앞뒤 가리지 않고 아무에게나 해를 끼치는 거라면 한국 괴담은 비교적 당하는 사람처지가 이해되는 식으로 만들어진다. ’네가 잘못했기 때문에 귀신에게 해코지 당하는 것‘의 공식이 성립되는 괴담은 독자 입장에서 합리적이라고 생각되며, 심지어는 귀신을 딱히 여기게 됨으로써 무서움을 중화시킬 수 있다는 특이점도 있다. 어쩌면 한국에도 영화 ‘링’처럼. 보았다는 이유만으로 저주를 받는 묻지마류 괴담이 많았을지 모르지만 일본의 묻지마류 괴담처럼 흥하지 못했던건 한국 특유의 정서 때문은 아니었을까?(또는 정신건강에 해롭단 이유로 도태되었다거나) 일례로, 일본의 요괴는 살벌하게 무서운것이 보통이거나 설령 인간과 친해진다 하더라도 어떤 벽이란게 존재하는데 한국의 요괴들은 대체로 귀엽고 친근하게 그려진다..